처음엔 양배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1인 가구라 한 통을 사면 절반은 냉장고에서 시들어갔고, 쪄서 쌈장에 찍어먹거나 샐러드로 먹는 게 전부였습니다. 솔직히 생양배추를 씹을 때 그 뻑뻑한 식감이 썩 유쾌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최근 양배추를 활용한 세 가지 요리법을 접하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맛있게 먹는 방법을 몰랐던 거죠. 여기서 식이섬유란 소화되지 않고 장까지 도달해 변비 예방과 포만감 유지에 도움을 주는 성분을 말합니다.

냉장 보관 가능한 양배추 샐러드와 치즈 동그랑땡
양배추를 요리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채 써는 두께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해보니 0.4cm 정도가 딱 적당하더군요. 너무 얇으면 물러지고, 너무 두꺼우면 질깁니다. 양배추 한 통을 세 등분해서 심지를 도려내고 일정한 두께로 채를 썬 뒤, 물에 세 번 정도 흔들어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뺍니다. 여기에 양파 한 개는 굵게 채 썰고, 당근 반 개는 0.3cm 두께로 편 썬 다음 다시 채를 썰어 준비합니다.
큰 볼에 모든 재료를 담고 소금 네 스푼을 넣어 살살 섞은 뒤 30분간 절입니다. 이때 절임(염장) 과정이 중요한데요, 절임이란 소금이나 설탕 등을 이용해 채소의 수분을 빼내고 조직을 연하게 만드는 전처리 방식입니다. 절인 양배추는 손끝으로 살짝만 눌러 물기를 빼야 아삭한 식감이 살아납니다. 제 경험상 너무 꽉 짜면 숨이 죽어서 맛이 없어지더군요. 촉촉한 수분이 약간 남아있는 정도가 가장 좋습니다.
양념은 설탕 대신 알룰로스 세 스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여덟 스푼, 식초 일곱 스푼, 홀그레인 머스터드 다섯 스푼, 후추 약간을 섞습니다. 여기에 월계수잎 다섯 장을 넣는데, 월계수잎은 항산화 성분과 살균 효과가 있어 보존 기간을 늘려준다고 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골고루 버무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한 달 정도는 문제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양배추 동그랑땡은 다이어트 중에도 먹을 수 있는 고단백 요리입니다. 양배추 300g을 0.5cm 두께로 채 썰고 듬성듬성 잘라줍니다. 부추도 0.5cm 두께로 썰어 향을 더하고요. 단백질원으로는 두부를 사용하는데, 얼렸다 녹인 두부를 손으로 꽉 눌러 물기를 짜면 식감이 고기처럼 쫄깃해집니다.
여기에 계란 세 개, 소금 두 꼬집, 후추 약간, 튀김가루 세 스푼을 넣고 섞습니다. 중약불에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팬의 절반 정도만 깔아준 뒤, 모차렐라 치즈를 올리고 다시 반죽으로 덮어 동그랗게 모양을 잡습니다.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내면 완성인데요, 제가 직접 만들어봤는데 양배추의 은은한 단맛과 두부의 쫄깃함, 치즈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더군요.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024년 기준 34.5%에 달하는데요(출처: 통계청), 저처럼 혼자 사는 분들에게 이런 요리법은 특히 유용합니다. 한 번에 여러 개 만들어두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거든요.
카레 풍미를 더한 양배추 볶음밥
세 번째 요리는 양배추 볶음밥인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평소 볶음밥에 양배추를 넣을 생각은 전혀 못 했거든요. 양배추는 1인분 기준으로 많다 싶을 정도로 넉넉하게 넣어야 촉촉한 식감이 살아납니다. 0.5cm 두께로 채 썰고 다시 주사위 크기로 잘라주세요. 통마늘 한 개는 얇게 채 썰고, 대파는 송송 썰어 준비합니다.
중약불로 달군 팬에 올리브유 두 스푼을 두르고 대파와 마늘을 먼저 볶습니다. 이 과정을 향기름 추출이라고 하는데요, 향기름이란 마늘이나 파 같은 향신재료를 기름에 볶아 그 향을 기름에 이행시키는 조리 기법입니다. 중간중간 갈색이 돌면 양배추를 넣고 볶다가 숨이 죽으면 참치를 넣어줍니다.
참치는 양배추의 단맛과 어우러져 감칠맛을 배가시키고, 부족한 단백질까지 채워줍니다. 일반적으로 볶음밥은 탄수화물 위주라 영양 불균형이 생기기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렇게 양배추와 참치를 넣으면 영양 밸런스가 훨씬 나아집니다. 적당히 으깨서 양배추와 골고루 섞은 뒤, 여기에 핵심 포인트인 카레가루를 더하면 순식간에 풍미가 살아납니다.
카레가루에 들어있는 주요 향신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강황: 항산화 성분인 커큐민이 풍부해 항염 효과가 있습니다
- 코리앤더: 소화를 돕고 은은한 단맛을 더합니다
- 커민: 특유의 고소하고 따뜻한 향이 식욕을 돋웁니다
후추 약간을 넣고 골고루 섞은 뒤, 즉석밥 한 개를 데워 넣고 밥알을 하나하나 분리하면서 충분히 볶아줍니다. 완성된 볶음밥을 밥그릇에 담아 꾹꾹 눌러 모양을 잡고 접시에 뒤집어 올리면 근사한 한 끼가 완성됩니다. 양배추의 촉촉한 수분 덕분에 카레밥이 전혀 퍽퍽하지 않고, 카레의 향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습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만들어보니 양배추는 정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채소더군요. 제가 그동안 양배추를 냉장고에서 썩혀온 게 너무 아깝습니다. 1인 가구라 양이 부담스러웠던 분들도 이렇게 샐러드로 만들어 보관하거나, 동그랑땡으로 만들어 냉동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양배추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고 나니 이제는 장 볼 때 양배추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여러분도 한번 시도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