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약으로 살을 뺀다는 건 과연 효과적일까요? 167cm에 66kg까지 찐 한 사람이 운동 없이 20kg를 감량하는 데 1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저 역시 한때 다이어트 한의원을 찾아가 약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있기에, 이 숫자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체감합니다.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약속하는 식욕억제제의 유혹은 강력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식욕억제제의 진짜 부작용
다이어트 병원에서 처방하는 식욕억제제이라 불리는 약물은 단기간 체중 감소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한 달에 90만 원에서 100만 원에 달하는 병원 진료비와 약값을 감당해야 하고, 무엇보다 약물 의존성(drug dependency)이 생긴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여기서 약물 의존성이란 약을 끊으면 체중이 다시 증가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해져서 계속 약에 손을 뻗게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가 직접 약을 복용했을 때 가장 무서웠던 건 심리적인 의존이었습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살이 찔 것 같은 불안감이 계속 따라다녔고, 먹어도 체중이 드라마틱하게 줄지 않으니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더욱이 우울증, 불면증, 무기력증 같은 부작용이 동반되며, 일부 약물은 장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하면서 생기는 기름 배출 현상 때문에 생리대를 착용해야하거나 위장이 부글거리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덧붙여 요요 현상(rebound weight gain)도 피할 수 없었는데요. 요요 현상이란 다이어트 후 체중이 원래대로 또는 그 이상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식욕억제제를 끊으면 요요가 두세 배로 오는 경우가 흔하며, 이를 막기 위해 유지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되었습니다. 실제로 약으로 체중을 감량했을 때 저는 살이 안 빠졌으면 하는 가슴이 계속 빠지고 면역력이 약해지며 재생 능력도 떨어졌었는데요. 유독 감기도 더 자주걸리고 면역력이 떨어져 그런지 항상 기운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또 일부 다이어트 약물에는 마약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출처: 대한비만학회).
다이어트 약의 위험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높은 비용 부담 (월 90~100만 원)
- 약물 의존성 및 심리적 불안
- 우울증, 불면증, 무기력증 등 정신적 부작용
- 요요 현상으로 인한 체중 재증가
- 면역력 저하 및 신체 재생 능력 감소
다이어트 중 피해야 할 것과 집중해야 할 것
살이 왜 찌는지 원인을 아는 것이 어떤 방법으로 빼느냐보다 중요합니다. 탄수화물 중독(carbohydrate addiction)과 알코올 중독(alcohol addiction)이 체중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데, 탄수화물 중독이란 밥, 빵, 면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조절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먹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저 역시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으로 풀었고, 거의 매일 술을 마셨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런 습관이 쌓이면 66kg까지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특히 염증 체질(inflammatory constitution)인 경우 고강도 운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염증 체질이란 몸속에 만성 염증이 많아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상태를 뜻하는데, 이런 체질에서는 과격한 PT나 웨이트 트레이닝이 염증을 더 키우고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PT를 받으면서도 59kg에서 64kg까지 체중이 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염증이 많은 사람은 천천히 걷는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64kg이 되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단 음료 역시 생각보다 치명적입니다. 바닐라 라떼, 프라푸치노 같은 단 음료는 초콜릿보다 더 많은 당분을 함유하고 있어 혈당 스파이크(blood sugar spike)를 일으킵니다. 혈당 스파이크란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떨어지는 현상으로, 이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체지방 축적을 촉진합니다. 제가 다이어트 중에도 콜라를 마셨던 것이 체중 감소 속도를 늦춘 주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굶는 다이어트 역시 피해야 합니다. 굶으면 일시적으로 체중이 줄지만, 몸이 생존 모드로 전환되어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붓기가 빠질 시간 없이 체지방으로 전환됩니다. 결국 요요 현상이 더 심하게 찾아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덜 먹으면 당연히 살이 빠질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몸이 방어기제를 작동시켜 더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더라고요.
다이어트는 '무엇을 새로 시작하느냐'보다 '무엇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이나 보조제에 의존하기보다, 나쁜 습관을 하나씩 제거하는 '마이너스 다이어트'가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당분이 없는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고, 충분한 물을 마시며, 무의식적으로 집어 드는 간식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이런 단순하지만 정직한 방법들이 쌓여 건강한 신체를 만듭니다.
저는 약통 안에 정답이 있다고 믿었던 시절을 뒤로하고, 이제는 가장 기본적인 습관에 집중합니다. 깨끗한 물을 수시로 마시고, 식단에서 당분을 덜어내며, 내 의지로 건강한 것을 선택하는 행위가 저를 훨씬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이어트는 특정 기간에만 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나를 대하는 태도를 교정해 나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구멍 난 항아리에 물을 붓는 대신, 구멍부터 막는 일에 집중해보시길 바랍니다.
